휴대폰 분실
#단어의 추억
한 주전 난 2년 사용한 휴대폰을 분실했다. 한참 즐겁게 술을 마시고 지하철에서 필름이 끊겼고 어찌어찌 집에는 돌아왔으나... 내 주머니에는 휴대폰이 없었다. 심지어 휴대폰 배터리는 바닥이나 폰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. 구글 지도 타임라인을 통해 나의 경로를 확인했으나.. 그걸로는 나의 휴대폰을 찾을 수 없었다. 아래 그림을 보면 집에서 출발하여 집으로 돌아오는 경로를 표시하고 있다. 그렇다. 나에게는 법인폰이라는 폰이 하나 더 있었다. 그래서 더더욱 휴대폰이 어디서 없어졌는지 알 수 없다. 그리고 지금 나는 아이폰6s를 사용하고 있다.
휴대폰 분실로 새삼 깨닫게 된 게 있었다. 다름 아닌 나의 삶이 휴대폰에 지배당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.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. 물건을 사는 것도. 월급을 생활비 통장에 옮기는 것도. 사람들과 연락도. 나의 삶을 편하게 해주는 만큼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. 그러고는 생각했다. 휴대폰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...
오늘 사천에 출장을 왔다가 복귀하는 기차 안에서 신나게 울리는 휴대폰을 봤다. 며칠 전 내가 휴대폰을 잃어버려서 그런 걸까. 평소 같으면 그냥 놔뒀을 휴대폰을 기어이 받아서 폰 주인과 통화했다. 동탄까지 간다니까 택배로 보내달라는 휴대폰 주인... 괜히 받았나 귀찮기도 하고 피곤하기도 한 상태였는데 왜 또 굳이 보내주기로 약속까지 했는지..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. 사천에서 동탄을 가려면 동대구에서 SRT로 환승을 해야 한다. 역시 나의 오지랖은 어디 가지 않았나 보다. 환승하기 전 30분의 여유시간이 있어서 동대구역 근처 편의점을 찾아 택배박스를 사고, 박스테이프를 사서 포장을 해 택배를 보냈다. 물론 착불이다. 이제 이 휴대폰이 주인에게 찾아갈 수 있는지는 내 손을 떠났다. 정상적이면 주인에게 돌아가겠지만. 삶이란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르는 법. 내 휴대폰도 이렇게 내 손에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다. 미련을 버리고 그냥 떠나보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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